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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이야기☆

전통주이야기_'삼해주三亥酒'는 무엇인가?_권희자명인

by 재키쏨 2020. 4. 3.

여러분 안녕

오늘은 봄철에 만들고 마시기 정말 좋은 우리의 전통주

'삼해주 三亥酒'에 대한 우리 술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삼해주는 위에 이미지처럼 귀여운 돼지가 의미하는 글자가 바로 '해 亥'인데요

3번 동안 돌아오는 해일(돼지날)에 술을 빚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돼지일부터 다음 돼지일이 될 때까지는 12일이 걸리므로 매 12일마다 덧술 하여 만들거나

한 달 간격으로 돌아오는 해일(12일), 해시(21:30~23:30)에 빚는 술을 의미합니다.

 

3번을 반복해서 술을 빚기 때문에 '삼양주'라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삼해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궁중의 고급술로

1168년 이규보의 「동국 이상국 집」에 등장하며, 조선시대 문헌인 음식디미방, 삼림 경제 등에도 만드는 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초기 문호 서거정의 문집 태평 한화에는 어떤 병으로 고생하던 노인 왈 "죽으면 삼해주 맛을 못 보니 안 죽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대목이 등장하기도 하고,

먹을 것이 부족하여 굶어 죽는 백성이 있는 때에 쌀을 3번이나 반복해서 넣어 만드는 고급주가 유행하니 쌀의 낭비가 심하다는 이유로 삼해주 금주령을 내려달라는 상소가 작성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귀하고 맛있는 술로 큰 사랑을 받았구나..라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고 '정월 첫해일'에 술빚 기를 시작하는 삼해주는 돼지의 복福 기운을 가득 담아 한해의 복을 기원하는 우리 술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전통주 중에 한 가지를 꼽으라면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우리 술이 바로 '삼해주'에요.

실제로 2018년도 11월에 열렸던 제9회 '가양주 주인酒人'선발대회에 삼해주를 만들어서 출품했고, 입상을 안겨준 기특한 술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삼해주를 만드는 명인분들이 2분 계십니다.

 

삼해주(약주)를 빚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회 권희자 선생님과

삼해소주를 빚는 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 69호 김택상 소주장 님입니다.

 

그중에서 삼해주(약주)를 빚는 권희자 선생님은 '구멍 떡'을 밑술로 활용하시는데, 구멍 떡은 고두밥이나, 죽 등을 밑술로 사용할 때보다 수분이 적게 들어간다는 게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삼해주를 빚을 때는 쌀의 양에 비해서 누룩을 상대적으로 적게 넣어서 빚고, 발효 역시 저온에서 오랜 시간 진행되기 때문에 밑술의 전분(이것이 알코올 발효가 될 때 당으로 변화하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면서 알코올로 변화되므로)의 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과 희석되지 않고 높은 퍼센트의 전분질(당)을 얻기 위해서 '최대한 가수 없이 밑술을 빚을 수 있도록 구멍 떡을 활용하는 것이다'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삼해주는 완성되면 13~15도 정도 알코올을 띄는 밝고 맑은 빛의 술이 만들어집니다.

삼해주의 맛은 매우 부드럽고 향기가 좋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서 부담 없이 마시다가는 몸이 말을 듣지 않을 정도로 마시게 되니 그야말로 '앉은뱅이 술'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술입니다.

 

지난 2015년도에 뚱냥이가 사랑하는 TV 프로그램인 '한식대첩'에서는 삼해주와 어울리는 일품 식재료를 가지고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 방영되었었는데요.

여기서는 경상남도의 '고래고기', 제주도의 '한라산 청고 사리', 경상북도의 '칡소', 서울의 '임진강 황복'이 일품 식재료로 올라와서 경연을 펼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순한 맛의 이 삼해주는 우리 한식의 다양한 음식과 궁합이 좋고, 치즈가 들어간 양식이나, 향 식료가 가미된 중식이나 동남아시아의 음식과도 매칭이 매우 좋다고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삼해주를 맛보는 것은 편의점에서 장수막걸리를 구입하듯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필요한 술이기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는 우리 술 부흥의 바람에 맞춰 과거 일제강점기에 끊어졌던 우리 술과 가양주의 진주 같은 모습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어서 우리 술을 공부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기쁩니다.

 

앞으로도 숨겨진 보물 같은 우리 술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인 '죽력고'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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