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비가 내리는 풍경을 종일 보고 있자니 바삭한 김치전에 막걸리가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전통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조선의 3대 명주로 꼽히는 '감홍로'입니다.
우리나라 증류주 중에 관서(평양)지방의 감홍로는 최초의 소주라 전해지고 있는 술입니다.
감甘 : 단맛
홍紅 : 붉은 색
露 : 이슬로
붉은색의 단맛을 가지고 있는 항아리 속에 이슬처럼 맺힌 술
우리나라의 증류주는 술에 기능성 약재들을 넣어서 '약으로 먹는 술'로 발전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 3대 명주를 살펴보면 죽력고는 대나무, 감홍로는 정향이나 홍국, 이강고는 배와 생강등이 들어갑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감홍로는 개인적으로 가장 여성스럽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감홍로를 마셨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주 진한 수정과 + 약술이라고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달콤하고 마시기 좋아 한잔 두 잔 마시다 보면 뜨겁게 올라오는 취기를 느끼게 됩니다. 알코올 도수가 무려 40도 이기 때문이죠.
보통 달콤한 감초, 계피, 귤껍질 같은 부재료들을 넣어 만드는 술이기 때문에 서양의 다양한 리큐르처럼 활용되어, 현대적인 칵테일의 베이스나 첨가제로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우리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러 명의 국가대표 바텐더들이 세계대회에서 감홍로를 활용한 칵테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며, 세계를 무대로 우리 술을 활용한 칵테일들은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감홍로는 유득공(1749-1807)의 저서인 <경도잡지京都雜志>와 최남선(1890-1957)의 <조선상식 문답>에 기록된 우리나라의 3대 명주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최고의 명주라고 소개되고 있으며, 유득공의 '애련정'이라는 시에서는 '곳곳마다 감홍로니 이 마음이 곧 취한 마을일세'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평양 사람들이 즐겨 마셨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감홍로는 증류된 소주에 용안육, 계피, 진피, 생강, 정향, 감초, 지초 등 7가지 약재를 넣고 침출 한 침출주입니다.
침출주는 서양에서 13세기에 이탈리아의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져 허브를 넣은 약재로 사용된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어요.
보통 과일이나 허브, 향신료, 꽃, 식물, 약초 등을 설탕이나 고농도의 과일시럽을 추가하여 알코올 속에 일정기간 넣어두어 그 맛과 향을 추출한 술입니다.
삼투현상으로 인해 원료를 물에다 침출 하는 것보다 높은 도수의 알코올에 침출하는 것이 원료의 향과 맛을 더 잘 우러나게 하므로 다양한 재료들을 높은 도수의 소주에 침출 합니다.
술을 빚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또한 값비싼 약재들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삼홍로를 마시기 위해서는 웬만한 양반집이 아니고서야 만들 수도, 마실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감홍로는 '이기숙 명인'께서 조상 대대로 술 빚는 방법을 전수받아 2012년 10월 농림축산 식품부가 지정한 전통식품 명인 제43호로 선정되어, 감홍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귀한 감홍로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춘향전'에서는 춘향이가 이몽룡의 과거시험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되자, 이별주로 감홍로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또한 '별주부전'에서는 별주부(자라)가 "용궁에 가면 감홍로가 있어"라며 토끼를 꼬시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귀하고 맛있는 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며칠 지난 스승의 날을 맞이해서 은사님께 감홍로 한 병을 준비했습니다.
여러분도 주변에 감사한 분들을 위한 선물로 '감홍로'어떨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술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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